리더십 팀 앙상블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하나의 소리를 내기 위한 정렬의 과정

들리는 피드백의 조건

피드백이 전달되어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은 피드백 지각, 수용, 행동의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피드백 지각은 메시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해석하는 것과 관련된다. 피드백 지각을 높이려면 피드백을 적시에,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적시’라는 것은 피드백에 포함된 사건이나 행동을 바로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의 시간적 거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지난 주 미팅에서’ 있었던 일은 쉽게 떠올릴 수 있어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행동 변화를 계획하는데 수월하다. 반면 ‘세 달 전 미팅에서’의 행동은 기억하지 못할 수 있고, 기억하더라도 “이걸 왜 그 때 바로 말해 주지 않고 지금에서야 말하지?” 라며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하나의 기법은 SBID로 상황(Situation), 행동(Behavior), 영향(Impact), 바람직한 변화(Desired behavior) 구조로 서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주 미팅에서(상황) 동료들의 말을 끊으며 자신의 주장을 제시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어요(행동). 그 후 몇몇은 더 이상 의견을 내지 않더라고요(영향). 다음에는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은 뒤 의견을 나눠 주면 어떨까요(바람직한 변화)?”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지난주 미팅에서 좀 심하더라고요.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 주세요”와 같이 모호한 피드백은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어 피드백 제공자의 의도가 수신자에게 정확하게 전달되기 어렵다. 반면 SBID는 행동과 그로 인한 영향, 기대 행동을 구체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수신자가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인식하게 돕는다. 특히, 특정 행동과 그로 인한 영향을 연결하는 인과적 언어는 피드백 수신자의 후속 수행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드백 지각이 곧장 수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신자는 피드백의 가치를 평가하여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한다. 피드백 수용에 가장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신뢰이다. 신뢰는 크게 인지적 신뢰와 정서적 신뢰로 구분할 수 있다. 인지적 신뢰는 상대방의 역량, 전문성에 기반하는 것으로 ‘나의 업무 수행을 판단할 만한 능력이 있는가?’와 관련된다. 따라서 직무 전문성이 높은 상사의 피드백은 타당하다고 판단되고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서적 신뢰는 상대방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 기반한 것으로 ‘저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는가?’와 관련된다. 평소 자신에게 우호적이고 지지적인 사람에게는 정서적 신뢰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가 제공하는 부정 피드백도 ‘내 발전을 위한 조언이구나’처럼 의도를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긍정 피드백은 자기 이미지를 고양시키며 자부심, 만족감 등을 촉진하는 반면 부정 피드백은 낙담, 무능감 등을 유발하며 자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긍정 피드백은 큰 저항 없이 수용되는 반면 부정 피드백은 부정되거나 무시될 수 있다. 따라서 부정 피드백이 수용되게 하려면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피드백을 전달할 때 화, 멸시 등 부정적 감정을 드러내거나 “이런 식이면 함께 일하기 어려워요”와 같은 처벌적 어조는 피드백을 받는 사람에게 방어를 유발해 동기를 약화시킨다. 결과적으로 성과를 낮추고 리더에 대한 효과성 인식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피드백의 초점을 사람이 아닌 과제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처럼 사람에 초점을 둔 피드백은 발신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수신자에게 비난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OO님이 기한을 넘겨 보고서를 제출하여 관련 미팅 일정도 미뤄졌어요” 와 “보고서가 기한을 넘겨 제출되어 관련 미팅 일정도 미뤄졌어요”는 동일한 내용을 전달하지만 수신자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한 피드백을 자주 제공하는 것은 피드백 수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피드백 빈도와 성과 간의 관계를 탐색한 연구들은 피드백 빈도가 높을수록 성과가 향상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 준다. 피드백이 이례적인 행사라면 “OO님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이다. 피드백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에도 많은 심리적 에너지를 쓰게 된다. 그러나 피드백이 일상적인 일이 되면 심리적 경계가 낮아지고 ‘좋은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아쉬운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다’며 피드백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피드백 수용이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수신자의 실행 가능성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실행 가능성 판단에는 크게 변화 가능성 지각과 통제감이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기질, 성격, 능력은 비교적 안정적인 속성으로 단기간에 변화하기 어렵다. 반면 행동은 이러한 속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화가 용이하다. 예를 들어 “앞으로 창의력을 더 많이 보여 주세요”라는 피드백을 받으면 요청의 구체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능력에 초점을 두고 있어 실행 가능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다. 반면 “실행 아이디어를 10개 이상 제안해 주세요” 라는 피드백은 자신의 창의력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바람직한 변화’를 제안할 때에는 행동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통제감이다. 즉 특정 일에 대해 자신이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어떤 리더들은 “그 정도는 팀원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데, 그런 것까지 내가 말해 줘야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그런데 팀원에게 물어보면 “저는 결정 권한이 없어요. 리더 말대로 제가 판단해서 가져가면 “왜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네 마음대로 하냐”며 화낼걸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팀원이 ‘바람직한 변화’에 대한 제안을 자신의 통제 밖의 일로 느낀다면 실행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보통 통제감은 리더와 팀원이 다르게 지각하기 때문에 팀원의 반응을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이 경우 피드백을 전달한 후 “지금 내가 한 말을 들으니 어떤 생각·느낌이 드세요?”라고 물으며 상대를 대화에 초대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은 팀원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기회를 주는 동시에 리더에게는 팀원의 반응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양민경
양민경
HR블레틴 대표 · 조직심리학 기반 리더십 설계 전문가. 조직이 스스로 변화하고 작동하도록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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